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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가가 50% 떨어지면 다시 50% 오르면 본전인 줄 알았습니다

주식투자를 처음 공부할 때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하락률과 상승률이 서로 대칭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주가가 10% 떨어졌다면 다시 10% 오르면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고, 50% 떨어졌다면 50% 오르면 본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50%와 -50%가 정확히 반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실제 계좌에서 손실률을 보게 되면 이런 생각을 하기 더 쉬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계좌에 -20%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앞으로 20%만 오르면 다시 100만원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투자 수익률을 처음 볼 때는 상승률과 하락률을 단순히 더하고 빼는 방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00만원이라는 실제 금액을 넣어 계산해보니 결과가 달랐습니다. 100만원에서 20%가 떨어지면 8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서 다시 20%가 오른다고 하면 80만원의 20%인 16만원이 증가하기 때문에 최종 금액은 96만원입니다. 원금 100만원보다 여전히 4만원 부족합니다. 20% 떨어지고 20% 올랐으니 본전일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4%인 것입니다.
50% 하락에서는 차이가 훨씬 커집니다. 100만원이 50% 떨어지면 5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서 다시 50% 상승하면 50만원의 절반인 25만원이 늘어나 최종 금액은 75만원입니다. 처음 투자했던 100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5%입니다. 결국 -50%와 +50%는 서로 상쇄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되는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하락할 때와 상승할 때 퍼센트를 계산하는 기준금액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처음 -50%는 1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이후 +50%는 이미 줄어든 5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투자에서 큰 손실을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단순히 심리적인 조언이 아니라 수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만원을 넣고 손실률별로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그래서 손실률에 따라 원금을 복구하려면 실제로 얼마나 올라야 하는지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시작금액은 모두 100만원으로 똑같이 잡았습니다. -10%라면 90만원이 남고, -20%라면 80만원, -30%라면 70만원, -50%라면 50만원이 남습니다. 여기서 다시 100만원까지 올라가는 데 필요한 금액을 현재 남아 있는 돈으로 나누면 필요한 수익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손실률100만원 투자 후 남은 금액원금 복구에 필요한 상승률
-10%90만원+11.1%
-20%80만원+25%
-30%70만원+42.9%
-50%50만원+100%

-10%까지는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100만원이 90만원이 됐다면 다시 10만원을 벌면 되기 때문에 90만원 기준으로 약 11.1%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처음 손실률 10%와 복구수익률 11.1%의 차이는 불과 1.1%포인트입니다. 그래서 작은 손실에서는 하락률과 필요한 상승률의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부터 조금씩 차이가 벌어집니다. 100만원이 80만원으로 줄어들면 잃은 돈은 20만원입니다. 현재 남은 80만원으로 20만원을 벌어야 하므로 20만원을 80만원으로 나누면 25%가 나옵니다. 즉 -20%의 손실을 복구하려면 +20%가 아니라 +25%가 필요합니다.
-30%가 되면 더 크게 벌어집니다. 100만원이 70만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다시 30만원을 벌어야 합니다. 30만원은 현재 70만원의 약 42.9%입니다. 불과 손실률이 10%포인트 더 커졌을 뿐인데 원금 복구에 필요한 수익률은 25%에서 약 42.9%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50%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00만원이 50만원이 됐기 때문에 다시 100만원을 만들려면 현재 가진 50만원만큼을 추가로 벌어야 합니다. 50만원을 가지고 50만원을 벌어야 하므로 필요한 수익률은 정확히 100%입니다. 이 표를 직접 만들어보고 저는 손실이 커질수록 복구 난이도가 일정하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점이 가장 의외였습니다.

왜 손실률이 커질수록 필요한 수익률은 훨씬 빠르게 커질까?

원리는 기준금액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 투자금액을 100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10% 손실이 발생하면 90이 남습니다. 원래 금액인 100까지 필요한 돈은 10입니다. 90에서 10을 벌면 되기 때문에 10을 90으로 나눈 약 11.1%만 상승하면 됩니다.
하지만 50% 손실이 발생하면 남은 돈은 50밖에 없습니다. 원래 100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돈도 50입니다. 처음에는 100이라는 큰 기준금액에서 50을 잃었지만 이제는 절반으로 작아진 50이라는 금액으로 다시 50을 벌어야 합니다. 따라서 필요한 수익률이 100%가 됩니다.
계산식으로 생각하면 더 명확했습니다. 손실률을 L이라고 할 때 투자금 가운데 남아 있는 비율은 1-L입니다. 원래 금액으로 돌아가기 위해 채워야 하는 금액은 L이므로 필요한 복구수익률은 '손실률 ÷ 남아 있는 비율'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실률이 30%라면 0.30을 0.70으로 나누면 약 0.4286, 즉 42.86%입니다.
이 관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손실률이 커질수록 분모인 남은 자산이 점점 작아진다는 점입니다. -10%일 때는 원금의 90%가 남아 있지만 -50%가 되면 절반밖에 남지 않습니다. -80%라면 원금의 20%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 경우 원금으로 돌아가려면 남아 있는 20을 가지고 80을 벌어야 하므로 무려 400%가 올라야 합니다.
그래서 주식에서 '이미 70~80% 떨어졌으니 더 떨어질 곳도 별로 없다'는 말도 조심해서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가가 80% 하락한 뒤 다시 50% 오른다고 해도 원금을 회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100만원이 20만원이 된 뒤 50% 상승하면 30만원일 뿐입니다.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처럼 보여도 처음 투자한 사람의 손실은 여전히 -70%입니다.

실제 S&P500의 2020년 하락을 넣어보니 더 실감이 났습니다

계산만 보면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져서 실제 주식시장의 사례도 찾아봤습니다. S&P Dow Jones Indices 자료를 확인해보니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됐던 2020년 S&P500은 2월 1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23일까지 약 33.8% 하락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정도의 짧은 기간에 지수가 3분의 1 가까이 떨어진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33.8% 떨어졌다면 다시 약 34% 정도 오르면 이전 고점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계산하면 다릅니다. 지수를 편하게 100이라고 가정하면 33.8% 하락 후에는 66.2가 남습니다. 다시 100이 되려면 33.8이 올라야 하는데, 현재 66.2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1.1% 상승해야 합니다.

2020년 S&P500 단순 환산
고점100
-33.8% 하락 후66.2
기존 100까지 필요한 상승폭33.8
필요한 상승률약 +51.1%

실제로 이후 시장 흐름도 확인해보니 S&P500은 3월 저점에서 50% 넘게 반등했고 같은 해 8월에는 2월의 이전 최고치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보고 뉴스에서 '저점 대비 50% 급등'이라는 표현이 나와도 그것만으로 엄청난 추가수익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앞에서 30% 넘게 떨어진 상태라면 50%가량 상승해야 겨우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주식 뉴스를 볼 때도 꽤 유용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식이 최근 저점에서 100% 올랐다는 기사만 보면 엄청나게 상승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전에 50% 하락했다면 고점에서 샀던 투자자는 이제야 원금을 회복한 수준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80% 하락한 종목이 저점에서 두 배, 즉 100% 상승해도 원래 가격의 40%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는 '몇 퍼센트 올랐다'는 숫자를 볼 때 그 상승이 어디를 기준으로 계산된 것인지 먼저 확인할 것 같습니다. 주식 수익률에서 기준가격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특히 급락 뒤 나타나는 큰 반등률은 실제 장기투자자의 손익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알고 나니 '손실은 버티면 된다'는 말도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저는 장기투자를 하면 주가가 떨어져도 결국 기다리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봤습니다. 실제로 S&P500 같은 시장 전체 지수는 과거 여러 차례 큰 하락을 겪고도 다시 최고점을 경신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실률이 얼마나 커지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팔지만 않으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실과 복구수익률을 직접 계산하고 나니 개별주에서는 훨씬 조심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시장 전체 지수는 기업들이 계속 교체되고 장기간 경제성장의 영향을 받지만 개별 기업은 사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목이 -50%가 됐다고 해서 반드시 +100% 상승해 과거 가격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앞에서 물타기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부분과도 연결됐습니다. -50%가 된 종목은 원금 복구에 100% 상승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균단가를 낮추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본전을 빨리 만들기 위해 추가 매수를 하면 해당 기업에 들어간 원금 자체가 커집니다. 회사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면 평균단가만 낮아지고 실제 손실금액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주식이 다시 몇 퍼센트 올라야 본전인가?'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큰 손실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전체가 일시적으로 급락한 것인지, 기업 실적이 악화된 것인지, 처음 투자했던 이유가 아직 유지되는지를 다시 봐야 합니다. 손실률이 크다는 사실 자체는 그 주식이 앞으로 많이 오를 근거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 계산을 알고 나니 큰 수익을 내는 것보다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100만원이 10% 떨어진 90만원에서는 다시 시작하기 어렵지 않지만 50만원까지 줄어들면 똑같은 100만원을 만들기 위해 자산을 두 배로 늘려야 합니다. 투자에서 방어가 중요하다는 말이 단순히 보수적으로 투자하라는 뜻이 아니라 복리 구조 자체와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익률보다 먼저 '얼마까지 떨어질 수 있는가'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처음 투자할 때는 대부분 '이 주식이 몇 퍼센트 오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떤 ETF나 주식을 보면 앞으로 10%, 20%, 50% 오를 가능성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반면 틀렸을 때 얼마나 떨어질 수 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생각했습니다.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니 자연스러운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손실별 복구수익률을 직접 계산해보니 상승 가능성과 하락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어떤 투자에서 최대 20% 정도의 손실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원금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수익률은 25%입니다. 하지만 -50%까지 허용한다면 이후 100%의 수익을 내야 합니다. 손실률이 두 배 조금 넘게 커졌는데 복구에 필요한 상승률은 네 배가 됩니다.
이 때문에 한 종목에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투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투자자산 1,000만원 가운데 100만원을 넣은 종목이 -50%가 되면 전체 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50만원, 즉 약 5%입니다. 반대로 1,000만원 가운데 700만원을 한 종목에 넣었다가 -50%가 되면 350만원을 잃게 되고 전체 투자자산도 35% 줄어듭니다. 같은 종목의 같은 -50%라도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실제 투자를 할 때는 예상수익률뿐 아니라 한 종목의 최대 비중과 감당할 수 있는 손실도 함께 생각할 것 같습니다. 개별주 하나의 전망을 100% 맞힐 수는 없기 때문에 틀렸을 때 전체 자산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ETF로 분산투자하는 이유 역시 이 관점에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손절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장기투자 중에는 -10%, -20% 조정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투자전략에 따라서는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번 계산에서 얻은 결론은 손실 자체를 무조건 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손실이 커질수록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난이도가 비대칭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50%와 +50%가 서로 반대 숫자이니 당연히 본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계산해보니 -50% 이후에는 +100%가 필요했습니다. 숫자 하나를 이해했을 뿐인데 물타기, 분산투자, 손실관리, 포트폴리오 비중을 왜 신경 써야 하는지도 같이 연결됐습니다. 저에게는 투자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 중 단순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계산 중 하나였습니다.
 
출처
https://www.spglobal.com/spdji/en/spiva/article/spiva-us-mid-year-2020/
https://www.spglobal.com/spdji/en/commentary/article/us-equities-market-attributes-june-2022/
https://www.spglobal.com/en/research-insights/market-insights/daily-update-august-20-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