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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홈플러스가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매출이 조금 줄었겠거니 생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업회생절차에 점포 임시 휴업, 운영자금 긴급 조달까지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2025년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2026년 8월에야 핵심 점포 67곳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한때 이마트, 롯데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기업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제가 직접 자료를 찾아보며 정리했습니다.



유통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바뀐 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제가 대형마트에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인지 떠올려보면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가족들이랑 카트를 끌고 일주일치 장을 보는 게 당연한 루틴이었는데, 지금은 휴지나 세제 같은 무거운 물건은 스마트폰으로 주문하고, 갑자기 필요한 것은 집 근처 편의점에서 해결합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걸 수치로 확인하고 나서야 현실이 실감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를 보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60.4%에 달합니다. 반면 대형마트의 비중은 7.5%에 불과합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백화점 15.2%, 편의점 15.0%와 비교해도 대형마트는 이미 유통시장에서 한참 밀려난 상태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2020~2024년 카드결제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소비자 1인당 온라인 지출이 1% 늘어날 때 대형마트 매출은 약 0.26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개발연구원(KDI)).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전체를 위축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편의점이나 SSM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SSM이란 Super Supermarket의 약자로, 대형마트보다 규모가 작고 주거지 근처에 위치한 기업형 슈퍼마켓을 말합니다.

결국 소비자는 오프라인을 포기한 게 아니라 '이동 시간을 들여 대형마트에 가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귀찮음의 임계점이 달라진 거니까요.

 

요약: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이 60%를 넘어선 반면 대형마트는 7.5%에 그쳐, 소비 구조 자체가 이미 바뀐 상황입니다.

 

재무구조 문제, 이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더 파고들다 보니 유통시장 변화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같은 온라인 쇼핑의 파고를 맞고 있는데, 왜 홈플러스만 기업회생절차까지 갔을까요? 여기서 재무구조 문제가 등장합니다.

2015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약 7조 2천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입매수(LBO) 방식이 활용됐는데, LBO란 Leveraged Buyout의 약자로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인수합병 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인수 시점부터 대규모 부채를 안고 출발했다는 뜻입니다.

이후 홈플러스는 여러 점포와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면서 부채를 줄여왔습니다. 그런데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홈플러스의 사업 기반과 장기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자산을 팔아 빚을 갚는 동안 정작 영업 경쟁력을 키울 투자 여력이 줄어든 것입니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신용평가사들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 이익 창출력 약화: 오프라인 유통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에서 돈을 벌기가 어려워졌습니다.
  • 과도한 재무 부담: 현금 창출력에 비해 갚아야 할 부채와 고정 비용이 지나치게 컸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유통시장 변화는 방아쇠를 당긴 게 아니라 이미 당겨져 있던 방아쇠를 더 세게 눌렀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영업이 잘 됐다면 버틸 수 있었던 재무 구조였는데, 영업 부진이 겹치면서 버티는 게 불가능해진 상황이 된 거입니다.

 

요약: 유통환경 악화에 더해 LBO 방식 인수로 쌓인 재무 부담이 홈플러스의 위기를 결정적으로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대형마트 시대가 끝난 걸까요, 아니면 변화가 필요한 걸까요

홈플러스 사태를 접하면서 "이제 대형마트 시대는 끝났다"는 말을 꽤 많이 봤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KDI 분석에서 온라인 소비가 늘어날수록 편의점과 SSM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쇼핑 자체를 포기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더 편리한 오프라인 채널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오프라인 소매(Retail) 자체가 아니라, 대형마트라는 특정 포맷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제 경험상 대형마트가 여전히 강점을 가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고 싶을 때, 여러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비교해보고 싶을 때, 외식이나 문화 공간까지 함께 이용하고 싶을 때입니다. 반대로 "생필품 몇 가지 사야지"라는 목적이라면 굳이 대형마트까지 갈 이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살아남는 대형마트는 '물건을 많이 진열해놓고 파는 큰 마트'가 아니라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온라인이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 신선도, 즉시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방향입니다. 단순히 문을 다시 여는 것 이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요약: 대형마트 포맷 자체가 한계를 맞고 있는 것이며, 온라인이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과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돼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67개 점포가 다시 열렸습니다, 그런데 진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올해 5월 전체 104개 대형마트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핵심 점포 67개를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상당수 매장에서 상품이 부족해지며 매출이 전년 대비 5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품업체가 물건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서 매출이 줄고, 매출이 줄면서 운영자금이 더 부족해지는 전형적인 유동성 위기(Liquidity Crisis) 악순환이 나타난 것입니다. 유동성 위기란 기업이 단기 채무를 갚거나 영업을 유지할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2026년 7월에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나왔다가, 이후 회생절차가 재개됐습니다. 그리고 8월 7일,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67개 핵심 점포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보면서 안도감보다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문을 다시 여는 것과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회생계획안이 실제로 법원에서 인가를 받으려면 매출 회복, 납품업체와의 거래 정상화, 재무구조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인가란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내용을 검토하고 효력을 인정하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그 어느 하나도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홈플러스가 진짜 살아날 수 있는지는 결국 소비자가 다시 홈플러스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67개 점포 재개장은 시작일 뿐이며, 매출 회복과 납품 정상화, 회생계획 인가라는 더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홈플러스 파산한 건가요, 아직 운영 중인가요?

A. 현재 시점에서 홈플러스를 '파산'으로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2025년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2026년 8월 7일 핵심 점포 67곳이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란 법원의 관리 아래 채무를 조정하면서 사업을 계속하는 제도로, 법인이 완전히 소멸하는 파산과는 다릅니다. 앞으로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Q. 홈플러스가 어려워진 게 쿠팡 때문인가요?

A. 온라인 쇼핑 성장이 대형마트 매출을 압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쿠팡 때문에 망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문제가 더 복잡합니다. MBK파트너스의 인수 과정에서 쌓인 과중한 재무 부담, 자산 매각 과정에서의 경쟁력 약화, 영업 부진이 동시에 겹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같은 온라인 경쟁 환경에 있는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회생절차까지 가지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Q. 문 닫은 37개 홈플러스 점포는 어떻게 되나요?

A. 2025년 5월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가 잠정 영업 중단됐고, 나머지 67개 핵심 점포 중심으로 운영이 재편됐습니다. 37개 점포의 향후 처리는 회생계획안의 내용과 법원 인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공식 발표된 구체적인 처리 방향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대형마트는 앞으로 다 사라지는 건가요?

A. 대형마트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KDI 분석을 보면 소비자가 오프라인 쇼핑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편의점이나 SSM 같은 근거리 오프라인 매장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많이 진열해놓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겠지만, 신선식품·체험·복합문화공간 등 온라인이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를 갖춘 형태로 진화하는 대형마트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

홈플러스 사태를 처음 접했을 때는 한 기업의 경영 실패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서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7.5%에 불과하고 온라인이 60%를 넘어섰다는 수치를 보고, 제 소비 습관의 변화가 이미 시장 전체의 구조 변화였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결국 67개 점포의 불을 다시 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시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 이유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앞으로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와 납품업체 거래 정상화 소식을 주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자료 / KDI 분석 보고서 / KDI 뉴스레터 / 연합뉴스 / 조선일보 /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