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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치고 남은 기름 처리, 저는 예전에는 팬에 조금 남은 기름 정도는 주방세제를 풀고 뜨거운 물을 틀어 싱크대로 흘려보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살림을 오래 하면서 알아보니 기름의 양이 적든 많든 폐식용유를 하수구에 버리는 것은 피하고, 남은 양에 따라 닦아 버리거나 폐식용유 수거함을 이용하는 것이 맞았습니다.

특히 명절에 동태 전, 동그랑땡, 호박전까지 연달아 부치고 나면 프라이팬 바닥에 기름이 제법 남습니다. 한두 장 부친 날처럼 키친타월로 닦을 정도의 얇은 기름막이 아니라 팬을 기울이면 기름이 한쪽으로 모일 정도인 날도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생각하지 않아 요리가 끝난 뒤 싱크대 앞에서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을 부치기 전에 빈 식용유 용기나 기름을 옮겨 담을 수 있는 용기를 하나 준비해 둡니다. 요리가 끝나면 기름을 충분히 식히기 → 양 확인하기 → 따라낼 만큼 많으면 따로 모으기 → 팬에 얇게 남은 기름은 종이로 닦아내기 → 마지막에 주방세제로 설거지하기 순서로 처리합니다. 무엇보다 뜨거운 기름에 물부터 붓지 않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뜨거운 물로 흘리면 기름이 안 굳을 줄 알았습니다

예전에는 전을 다 부친 뒤 프라이팬에 기름이 남으면 주방세제를 한 번 짜고 뜨거운 물을 틀었습니다. 기름이 뜨거운 상태에서는 액체이고 주방세제까지 섞이면 뽀얗게 풀어지니 하수구로 잘 내려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찬물에 버리면 굳지만 뜨거운 물에 흘리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뜨거운 물과 세제를 넣었다고 식용유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속에 섞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 결국 기름도 함께 배수구로 내려갑니다. 실제로 지자체에서도 가정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를 하수구에 버리지 말고 전용 수거함 등에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폐식용유가 하수구 막힘이나 수질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팬에 기름이 남아 있을 때 물부터 틀지 않습니다. 불을 끄고 팬을 안전한 곳에 둔 뒤 기름이 충분히 식기를 기다립니다. 뜨거운 상태에서 페트병이나 얇은 플라스틱 용기에 붓는 것도 하지 않습니다. 용기가 변형될 수 있고 손에 튀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름이 식으면 팬을 살짝 기울여 양을 봅니다. 프라이팬 전체에 얇은 막 정도만 남은 것인지, 아니면 한쪽에 고여 따로 따라낼 만큼 있는지를 구분합니다. 이 차이를 나누기 시작하니 처리도 훨씬 단순해졌습니다. 소량과 많은 양을 똑같은 방법으로 처리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예를 들어 전 몇 장을 부치고 팬 표면에 기름이 얇게 묻은 정도라면 굳이 별도의 병을 꺼내 붓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여러 종류의 전을 연달아 부쳐 종이컵의 절반이나 한 컵 가까이 모일 정도라면 그 양을 키친타월 여러 장으로 전부 흡수시키는 것도 낭비입니다. 여기서 종이컵이라는 숫자는 배출 기준이 아니라 제가 집에서 양을 구분할 때 쓰는 쉬운 예입니다.

예전에는 기름이 얼마나 남았든 마지막에 세제와 뜨거운 물로 해결했지만, 지금은 물을 틀기 전에 먼저 ‘닦아낼 양인가, 모아둘 양인가’를 판단합니다. 이 순서 하나를 바꾸니 싱크대에 기름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일도 없어졌고 팬 설거지도 훨씬 깔끔해졌습니다.

팬에 조금 남았다면 먼저 닦는 게 빨랐습니다

전 몇 장을 부치고 남은 기름은 따로 따라내기도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정도라면 바로 세제를 묻혀 설거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름이 많이 묻은 팬에 세제를 바로 사용하면 거품은 금방 사라지고 수세미에도 기름이 잔뜩 묻었습니다. 결국 세제를 한 번 더 짜고 수세미까지 여러 번 헹궈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팬을 씻기 전에 기름을 먼저 닦아봤습니다. 기름이 완전히 식은 뒤 사용한 키친타월이나 버릴 종이로 팬 안쪽을 한 번 훑어 기름막을 제거했습니다. 그다음 평소처럼 주방세제와 부드러운 수세미로 씻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처음부터 물을 부은 날보다 수세미에 묻는 기름이 확실히 적었고 설거지를 마친 뒤 싱크대 주변도 덜 미끈거렸습니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이렇게 가정에서 발생한 소량의 폐식용유를 휴지나 신문지 등에 흡수시킨 뒤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부산 중구와 파주시 안내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쓰레기 배출 방법은 지역 조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동네에서 소량 폐식용유를 어떤 방식으로 버리도록 하는지는 구청이나 시청의 생활폐기물 안내를 한 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여기서 키친타월을 기름 한 컵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사용하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종이도 너무 많이 들고 기름이 새어 쓰레기봉투 안이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팬에 남은 얇은 기름막처럼 종이 한두 장으로 닦을 수 있는 양에 이 방법을 씁니다.

기름을 닦은 종이는 바로 종량제봉투에 넣습니다. 음식물쓰레기통에는 넣지 않습니다. 액체 상태의 식용유 역시 음식물쓰레기통에 붓지 않습니다. 음식물과 섞으면 처리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지고 폐식용유로 따로 재활용할 기회도 없어집니다.

팬 자체도 기름을 먼저 제거하니 세척이 수월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전 부치고 남은 기름 처리에서 세제를 더 많이 쓰는 것보다 설거지 전에 기름을 물리적으로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세제를 많이 사용한다고 기름을 버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코팅 프라이팬을 닦을 때 기름을 제거하겠다고 거친 종이나 수세미로 세게 문지르지는 않습니다. 코팅 팬이라면 부드러운 종이로 가볍게 닦고 제조사의 세척 방법에 맞춰 설거지합니다. 뜨거운 프라이팬을 바로 찬물에 담가 식히는 것도 팬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충분히 식힌 후 처리합니다.

기름이 많이 남았다면 휴지로 없애지 않습니다

명절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동태전만 한 접시 부치는 것이 아니라 동그랑땡, 꼬치 전, 호박전까지 이어서 부치면 기름을 여러 번 보충하게 됩니다. 요리가 끝났는데 팬을 기울였을 때 기름이 제법 모여 있다면 저는 키친타월부터 꺼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기름을 버리는 방법을 몰라 종이를 계속 넣어 흡수시킨 적이 있습니다. 키친타월이 다섯 장, 여섯 장씩 들어가고 그래도 기름이 남으면 신문지까지 찾았습니다. 막상 해보니 쓰레기 부피만 커지고 기름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아 봉투 밖으로 샐까 신경이 쓰였습니다.

지금은 식은 기름이 따라낼 만큼 남았으면 별도의 용기에 모읍니다. 사용하고 남은 식용유 용기가 있다면 활용하기 편하지만, 무엇을 사용하든 기름이 완전히 식은 뒤 넣고 뚜껑을 닫아 넘어지지 않게 둡니다. 그리고 우리 집 주변에 폐식용유 전용 수거함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서울의 여러 자치구를 비롯해 전국 일부 지역에서는 동 주민센터나 공동주택에 폐식용유 전용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작구는 관내 15개 주민센터에 폐식용유 수거 장소를 안내하고 있고, 서초구도 공동주택 수거함이나 동 주민센터 수거함 이용을 안내합니다. 대구 동구 역시 공동주택은 자체 수거함, 일반주택은 주민센터 수거함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아파트나 모든 주민센터에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역에 따라 설치 장소와 받는 방법이 다르고, 일부 수거함은 식물성 식용유만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름통을 들고 무작정 주민센터에 가기보다 아파트라면 관리사무소에 먼저 묻고, 일반주택이라면 구청 홈페이지에서 ‘폐식용유 배출’을 검색합니다.

이 방법을 알고 나니 명절에 기름이 많이 남아도 당황하지 않게 됐습니다. 전을 부치기 전에 빈 용기 하나만 준비해 두면 되기 때문입니다. 조리 중 기름에 부침가루나 음식 찌꺼기가 많이 떨어졌다면 큰 찌꺼기는 따로 걸러내고, 수거함에서 요구하는 배출방법에 맞춰 가져갑니다.

폐식용유가 따로 모이면 버려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재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일부 지자체에서는 수거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등으로 재활용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팬 한 장에 남은 기름까지 억지로 모을 필요는 없지만, 명절처럼 한꺼번에 많은 기름이 생기는 날에는 전용 수거함이 있는지 확인해 볼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지금은 전을 부치기 전에 버릴 방법부터 준비합니다

살림을 오래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바꾼 것은 요리가 끝난 뒤 처리 방법을 생각하는 습관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전을 예쁘게 부치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프라이팬과 기름을 꺼내놓고 계속 부치다가 마지막에 남은 기름을 보고서야 ‘이걸 어떻게 버리지?’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명절 전에 전을 부칠 준비를 할 때 세 가지를 같이 꺼냅니다. 새 기름, 기름 묻은 조리도구를 놓을 접시, 그리고 남은 기름을 처리할 용기입니다. 팬에 조금 남으면 식힌 뒤 종이로 닦고, 양이 많으면 식혀서 따로 모읍니다. 이 작은 준비 하나 때문에 요리가 끝난 뒤 싱크대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제가 하는 순서를 다시 정리하면 ① 전을 다 부친 뒤 불 끄기 → ② 프라이팬과 기름 충분히 식히기 → ③ 남은 기름 양 확인하기 → ④ 소량이면 종이로 흡수해 지역 기준에 맞춰 일반쓰레기로 배출 → ⑤ 따라낼 만큼 많으면 용기에 모아 폐식용유 수거함 확인 → ⑥ 팬의 남은 기름막 닦기 → ⑦ 마지막에 주방세제로 설거지하기입니다.

여기서 가장 하지 않는 것이 기름을 싱크대에 붓는 것입니다. 세제를 섞든 뜨거운 물을 틀든 ‘배수구로 보내는 것’ 자체를 처리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부산 사상구에서도 소량의 폐식용유 역시 하수구 등에 버리지 말고 폐식용유 분리수거 용기를 이용하도록 안내한 바 있습니다.

또 소량 처리와 수거함 이용 중 하나만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팬을 닦고 나온 아주 적은 기름까지 병에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번거로울 수 있고, 반대로 종이 한두 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기름을 전부 흡수시켜 버리는 것도 낭비입니다. 양에 따라 처리법을 나누는 것이 제가 여러 번 명절 음식을 해본 뒤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낀 방법입니다.

아파트에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다면 가장 편합니다. 없다면 주민센터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확인합니다. 거주 지역에서 소량 폐식용유를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도록 안내한다면 그 기준에 따르고, 별도의 전용 수거를 시행한다면 그 방법을 우선합니다. 지역마다 배출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지역 블로그 글 하나만 보고 따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명절 끝나고 프라이팬에 남은 기름을 보면 귀찮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세제와 뜨거운 물로 흘려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 부치고 남은 기름 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기름 제거제를 사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하수구로 보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팬에 남은 양이 적으면 닦아서 처리하고, 많으면 모아서 우리 동네 폐식용유 수거함을 이용합니다. 팬은 기름을 먼저 없앤 뒤 씻으니 설거지도 쉬워졌습니다. 명절 전을 부치기 전에 빈 용기 하나 준비해두는 것, 이것이 20년 동안 여러 방법을 써본 뒤 제가 가장 간단하게 정착한 남은 식용유 처리법입니다.

 

참고자료

부산광역시 중구 – 동물성기름·폐식용유 배출 안내
https://www.bsjunggu.go.kr/dong/board/view.junggu?boardId=BBS_0000112&categoryCode1=1012000000000&dataSid=255467&menuCd=DOM_000001104004002000

파주시 – 음식물쓰레기·폐식용유 배출요령
https://www.paju.go.kr/www/www_02/environment/environment_05/environment_05_01/environment_05_01_06.jsp

서울특별시 동작구 – 폐식용유 배출 안내
https://www.dongjak.go.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1606

서울특별시 서초구 – 생활폐기물 배출 안내
https://www.seocho.go.kr/html/HowToLiveInSeocho/01.html

대구광역시 동구 – 재활용품 분리배출 안내
https://www.dong.daegu.kr/portal/contents.do?mid=04051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