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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필터 청소를 끝내고 바로 커버를 씌우면 깔끔하게 여름 살림이 끝난 것 같지만, 제가 몇 번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커버가 아니라 필터와 에어컨 내부에 남은 습기를 충분히 없애는 순서였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여름이 끝나면 필터를 물로 씻고 겉이 마른 것 같으면 다시 끼운 뒤 그날 바로 에어컨 커버를 씌웠습니다. 먼지만 들어가지 않으면 다음 여름까지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음 해 에어컨을 처음 켰을 때 묘하게 눅눅한 냄새가 느껴진 적이 있었습니다. 필터는 분명 세척해서 넣었는데 왜 냄새가 날까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필터만 씻는 것으로 에어컨 관리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냉방을 사용한 에어컨 안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습기가 남을 수 있고, 물로 씻은 필터도 틈 사이까지 완전히 마르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순서를 바꿨습니다. 마지막 냉방 사용 → 에어컨 내부 건조 → 전원 차단 → 필터 분리 → 먼지 제거와 세척 → 필터 완전 건조 → 본체 겉면 청소 → 필터 다시 조립 → 리모컨과 전원 정리 → 필요할 때만 커버 씌우기 순서입니다. 예전에는 커버를 씌우는 것이 보관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커버는 마지막 단계일 뿐이었습니다.
필터보다 먼저 에어컨 안쪽부터 말렸습니다
예전에는 여름 마지막 날 에어컨을 끄면 바로 플러그부터 뽑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니 전기를 차단하고 필터만 씻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 구조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냉방을 할 때 실내기 내부의 열교환기에는 차가운 표면 때문에 수분이 생기는데, 사용을 끝낸 직후 바로 전원을 차단하면 그 안쪽이 충분히 마르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에어컨을 장기간 사용하지 않기 전 창문을 열고 송풍 또는 공기청정 운전을 1시간 이상 해 내부 습기를 말리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 청정 운전이나 자동청소건조처럼 제품에 있는 내부 건조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제품마다 기능 이름과 작동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제가 사용하는 시간으로 맞추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름 마지막 냉방을 끝낸 날 바로 커버를 씌우지 않습니다. 냉방이 끝난 뒤 우리 집 제품에 있는 자동건조 기능을 사용하거나 사용설명서에 따라 송풍이나 공기청정 운전을 합니다. 자동건조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면 중간에 전원을 끊어 기능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도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필터도 씻을 건데 굳이 에어컨을 한 시간이나 더 돌려야 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필터 청소와 내부 건조는 역할이 달랐습니다. 필터 청소는 공기가 지나가는 필터에 쌓인 먼지를 없애는 것이고, 내부 건조는 냉방하면서 실내기 안쪽에 남은 습기를 줄이는 과정입니다. 하나를 했다고 다른 하나까지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모든 에어컨에 ‘송풍’이라는 버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제품은 자동건조, 청정, 내부건조 등 이름이 다를 수 있고 작동 방식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무조건 송풍 1시간’이라고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모델 사용설명서에서 장기 보관 방법을 한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예전에는 여름이 끝나면 빨리 에어컨을 가려야 집이 정돈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 늦게 커버를 씌우더라도 내부를 충분히 건조하는 편을 택합니다. 제가 에어컨을 보관하면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커버부터’가 아니라 ‘습기부터’였습니다.
필터는 전부 물로 씻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에어컨 필터를 꺼내보면 생각보다 먼지가 많습니다. 여름 내내 켜놓은 뒤 필터를 보면 회색 먼지가 얇게 붙어 있어 물로 시원하게 씻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저도 예전에는 안에 있는 필터를 모두 꺼내 욕실로 가져간 뒤 비슷하게 물세척했습니다. ‘필터니까 다 씻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필터마다 관리 방법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극세 먼지필터처럼 물세척이 가능한 필터도 있지만 탈취 필터나 일부 초미세먼지·기능성 필터는 제품에 따라 물세척을 하면 안 되고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LG전자도 극세 필터는 세척할 수 있지만 일부 탈취·초미세 관련 필터는 물세척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필터를 꺼낸 뒤 바로 물에 넣지 않습니다. 먼저 필터의 종류를 확인합니다. 제품 설명서에서 ‘물세척 가능’이라고 표시된 필터라면 청소기나 부드러운 솔로 큰 먼지를 먼저 제거합니다. 먼지가 많지 않으면 이것만으로 끝낼 때도 있고, 오염이 심하면 제품 안내에 따라 물과 중성세제를 이용합니다.
LG전자의 일반적인 극세 필터 관리 안내를 보면 오염이 심할 때 중성세제로 세척할 수 있지만 40℃ 이상의 뜨거운 물은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기름때처럼 더러운 것은 뜨거운 물로 씻어야 잘 지워질 것 같았는데, 필터는 플라스틱 재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높은 온도가 오히려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세척할 때도 거친 솔로 힘껏 문지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필터 망 사이의 먼지가 보이면 칫솔로 박박 문질렀습니다. 빨리 깨끗해지는 것 같았지만 필터가 손상되면 새로 교체해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흐르는 물과 부드러운 솔을 사용하고, 잘 빠지지 않는 오염이 있을 때만 제품 설명서에 적힌 방법을 사용합니다.
제가 지금 기억하는 기준은 ‘에어컨에 들어 있는 필터라고 모두 물에 넣지 않는다’입니다. 극세 필터처럼 씻을 수 있는 것과 물에 닿으면 안 되는 기능성 필터를 먼저 나눕니다. 필터 이름이 헷갈리면 색깔이나 모양으로 판단하지 않고 에어컨 모델명을 검색해 제조사 설명서를 확인합니다.
또 여름이 끝날 때만 필터를 청소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반적인 먼지 필터의 경우 사용환경에 따라 약 2주 간격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있거나 먼지가 많은 집처럼 필터가 빨리 더러워지는 환경이라면 더 자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즌 마지막 청소는 여름 내내 방치했던 필터를 처음 씻는 날이라기보다, 깨끗한 상태로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마지막 점검에 가깝습니다.
필터 겉이 말랐다고 바로 끼우지 않았습니다
필터를 씻은 뒤 제가 가장 많이 서둘렀던 단계가 건조였습니다. 에어컨 필터는 망처럼 얇아 보여서 물기를 한번 털어내고 한두 시간 세워두면 다 마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오후에 씻은 필터를 저녁에 바로 끼우고 커버까지 씌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필터 가장자리와 프레임 홈을 손으로 만져보면 작은 물방울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겉의 망은 말라도 테두리나 겹쳐진 부분은 건조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 실내기 안에 넣고 다시 겉을 덮어버리는 것보다 저는 조금 더 기다리는 쪽을 택합니다.
제조사에서도 세척한 극세 필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물기가 없도록 완전히 말린 다음 장착하도록 안내합니다. 직사광선에 빨리 말리겠다고 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LG전자는 필터를 직사광선에 건조하면 플라스틱 재질의 변형이나 수축이 생길 수 있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하도록 안내합니다.
저는 그래서 오전에 에어컨 필터를 씻는 편입니다. 물을 가볍게 털어낸 뒤 수건으로 눌러 큰 물방울을 제거하고, 통풍이 되는 그늘에 세워둡니다. 필터 여러 장을 겹쳐놓으면 맞닿는 면이 늦게 마르기 때문에 서로 간격을 둡니다. 햇볕이 강한 베란다 바닥에 그대로 놓거나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대지는 않습니다.
‘몇 시간 말리면 되나요?’라는 질문은 저도 늘 궁금했지만 지금은 시간을 하나로 정하지 않습니다. 한여름 건조한 날과 9월 비 오는 날은 건조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필터 종류와 두께도 다릅니다. 두 시간이나 반나절처럼 시간을 정하기보다 필터 모서리와 홈까지 손으로 확인해 물기가 없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했습니다.
필터가 마르는 동안에는 에어컨 본체 바깥쪽을 닦습니다. 마른 먼지를 먼저 제거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닦습니다. 본체 안쪽이나 전기부품 쪽에 세정제를 직접 뿌리지는 않습니다. 사용자가 분해하도록 되어 있지 않은 열교환기나 송풍팬 안쪽에 곰팡이가 많이 보이거나 냄새가 계속 심하다면 필터 청소만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필터가 완전히 마른 것이 확인되면 설명서대로 다시 끼웁니다. 예전에는 필터를 얼마나 깨끗하게 씻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깨끗하게 씻은 필터를 완전히 말리는 과정까지가 하나의 청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단계를 빼놓고 바로 커버를 씌우면 여름 마지막 대청소를 서두른 의미가 줄어듭니다.
커버는 꼭 씌워야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여름이 끝나면 에어컨 커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풍기에 커버를 씌우듯 에어컨도 덮어놔야 겨울 동안 먼지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스탠드 에어컨은 거실에 그대로 서 있으니 커버를 씌워놓으면 보기에도 깔끔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커버 자체가 에어컨 장기 보관의 필수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LG전자도 제품 자체는 덮개 없이 보관해도 문제가 없지만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통풍이 잘되는 커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결국 커버의 역할은 에어컨을 말려주는 것이 아니라 외부 먼지를 줄여주는 데 가깝습니다.
오히려 에어컨 안이나 필터에 습기가 남아 있는데 밀폐하듯 커버부터 씌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내부 건조를 먼저 하고, 필터를 세척해 완전히 말린 뒤 장착하고, 본체 겉면까지 닦은 다음 마지막에 커버를 씌웁니다.
커버를 고를 때도 예전에는 두껍고 완전히 막히는 제품이 먼지를 가장 잘 막아줄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장기간 덮어둘 목적이라면 통풍이 가능한 구조인지, 에어컨 크기보다 지나치게 꽉 끼지 않는지를 더 봅니다. 먼지 한 톨도 들어가지 않게 밀봉하는 것보다 건조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벽걸이 에어컨처럼 위쪽에 먼지가 쌓이는 것이 신경 쓰여 커버를 사용하는 집도 있을 수 있고, 스탠드 에어컨을 거실 인테리어 때문에 덮어두는 집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도 공기청정 기능을 사용하는 에어컨이라면 당연히 커버를 씌울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집에서 계절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에어컨을 덮을 필요는 없는 셈입니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저는 리모컨도 함께 정리합니다. LG전자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때 리모컨 배터리의 누액을 막기 위해 건전지를 분리해 보관하도록 안내합니다. 전원 플러그를 뺄 수 있는 구조라면 장기 보관 시 전원도 차단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벽걸이나 시스템 에어컨처럼 사용자가 전원을 분리하기 어려운 설치 방식이라면 제품 사용설명서에 따르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는 에어컨 시즌 마지막 순서는 ① 마지막 냉방 후 내부 건조 → ② 전원 차단 → ③ 물세척 가능한 필터만 분리·세척 → ④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 → ⑤ 에어컨 외부 먼지 제거 → ⑥ 마른 필터 재장착 → ⑦ 리모컨 건전지와 전원 정리 → ⑧ 필요할 경우 통풍 가능한 커버 씌우기입니다.
예전에는 에어컨 필터를 씻고 커버만 씌워놓으면 다음 여름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커버는 마지막이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은 냉방으로 생긴 내부 습기와 세척하면서 생긴 필터의 물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살림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 계절가전은 빨리 치우는 것보다 다음 계절에 다시 꺼냈을 때 손댈 일이 없도록 넣어두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름 마지막 날 무조건 커버부터 꺼내지 않습니다. 잘 말리고, 잘 닦고, 제품에 맞게 정리한 다음 정말 먼지가 걱정될 때만 마지막에 커버를 씌우는 것이 제가 정착한 에어컨 보관 방법입니다.
참고자료
LG전자 – 여름이 끝난 후 에어컨 장기 보관 방법
https://www.lge.co.kr/support/solutions-20153047296738
LG전자 – 벽걸이 에어컨 필터 청소 및 교체 방법
https://www.lge.co.kr/support/solutions-20152667046780
LG전자 – 스탠드·벽걸이 에어컨 필터 청소 방법
https://www.lge.co.kr/support/solutions-20150131974657
삼성전자 – 에어컨 FAQ
https://www.samsung.com/sec/home-appliances/faq-air-condition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