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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보관은 무조건 냉장고에 넣어두면 되는 줄 알았는데, 명절마다 남은 송편을 보관해 보니 먹을 날짜에 따라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내일이나 모레 먹을 송편은 키친타월과 밀폐용기를 이용해 냉장 보관하고, 그보다 오래 둘 송편은 참기름을 살짝 바른 뒤 한 번 먹을 만큼씩 소분해 냉동하는 편이 쫀득한 식감을 살리기 좋았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추석이 끝나면 남은 송편을 한 통에 몰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상온에 두는 것보다 냉장고가 안전할 것 같았고 며칠 지나도 그대로 먹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 송편이 눈에 띄게 딱딱해졌습니다. 겉이 마르고 속까지 퍽퍽해져 전자레인지에 오래 돌려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송편 같은 떡은 전분이 많은 음식이라 식으면서 점점 단단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넣는다고 이 변화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며칠 동안 냉장실에 계속 두면 식감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1~2일 안에 먹을 것은 냉장, 그보다 오래 둘 것은 처음부터 냉동이라는 기준을 잡아두고 있습니다.
1~2일 안에 먹을 송편은 냉장 보관합니다
송편이 조금 남았고 내일이나 모레 모두 먹을 예정이라면 굳이 냉동했다가 다시 해동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이럴 때 저는 냉장 보관을 합니다. 다만 접시에 송편을 올려 그대로 냉장고에 넣지는 않습니다. 냉장고 안은 생각보다 건조해서 송편 표면이 금방 마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밀폐용기 바닥에 키친타월을 한 장 깔고 송편을 넣은 뒤 뚜껑을 닫아 냉장합니다. 키친타월은 물에 적시는 것이 아니라 마른 상태로 사용합니다. 송편을 보관하는 동안 생기는 약간의 습기를 받아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보관 기간을 길게 잡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냉장 보관한 송편은 가능하면 1~2일 안에 먹습니다. 며칠 더 둘 예정이라면 냉장실에서 계속 버티게 하기보다 처음부터 냉동실로 보내는 편이 식감 면에서 훨씬 나았습니다.
떡이 굳는 것은 단순히 겉에서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익으면서 부드러워진 전분 구조가 식으면서 다시 정돈되는 전분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일반 떡이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하게 굳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굳지 않는 떡 제조기술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밀폐용기에 잘 넣어두더라도 냉장 송편이 처음 만든 날처럼 계속 말랑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밀폐는 송편이 마르는 것을 줄여주는 방법이고, 냉장은 짧게 보관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나눠 생각하는 것이 편했습니다.
또 뜨거운 송편을 바로 밀폐용기에 넣고 뚜껑부터 닫는 것도 피합니다. 안에 수증기가 많이 맺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몇 시간씩 상온에 방치하지도 않습니다. 송편의 뜨거운 김이 어느 정도 빠지면 먹을 양과 보관할 양을 나눠 바로 정리합니다.
정리하면 오늘 만든 송편을 내일이나 모레 먹는다면 마른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하고, 1~2일을 넘길 것 같다면 처음부터 냉동하는 것이 제가 가장 편하게 쓰는 기준입니다.
오래 둘 송편은 한 달치까지 소분해 냉동합니다
추석에는 생각보다 송편이 많이 남습니다. 직접 만든 것에 친척에게 받은 송편까지 더해지면 며칠 안에 다 먹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송편도 일단 냉장실에 넣었다가 며칠 뒤 너무 굳으면 그제야 냉동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아쉬운 방법이었습니다.
오래 두고 먹을 송편이라면 저는 상태가 좋을 때 바로 냉동합니다. 먼저 송편 표면에 참기름을 아주 살짝 묻힙니다. 참기름은 송편끼리 달라붙는 것을 줄이고 표면이 지나치게 마르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많이 바르면 향과 기름기가 강해지므로 번들거릴 정도로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그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송편을 한 봉지에 전부 몰아넣지 않고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눕니다. 우리 집에서 한 번에 6개를 먹는다면 6개씩, 열 개를 먹는다면 열 개씩 나누는 식입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냉동실에서 필요한 양만 꺼낼 수 있습니다.
송편끼리 너무 달라붙는 것이 걱정된다면 간격을 조금 두거나 각각 랩으로 감싼 뒤 냉동용 지퍼백에 넣습니다. 저는 송편 하나마다 전부 랩을 감싸기 번거로운 날에는 한 번 먹을 분량을 나눠 랩으로 싸고 지퍼백에 다시 넣는 이중 포장을 사용합니다.
지퍼백에 넣을 때는 공기를 최대한 빼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냉동실이라고 음식의 수분 손실이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기와 많이 닿은 송편은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마르고 냉동 냄새가 배기 쉽습니다. 그래서 냉동 송편은 ‘얼리는 것’ 못지않게 ‘밀봉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가정에서는 맛과 식감을 생각해 가능하면 최대 한 달 안쪽으로 먹을 분량만 냉동 보관하는 식으로 관리하면 편합니다. 냉동했다고 음식이 영원히 처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 둘수록 표면 건조와 냉동 냄새 같은 품질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봉투 겉에 냉동한 날짜도 적습니다. ‘추석 송편’이라고만 적어놓으면 한 달 뒤에는 언제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날짜 하나 적어놓으면 오래된 것부터 먼저 먹을 수 있어 냉동실에 송편이 몇 달씩 남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장기 보관 순서는 ‘참기름 살짝 바르기 → 한 번 먹을 양으로 소분 → 랩이나 밀폐 포장 → 냉동용 지퍼백에 넣어 공기 빼기 → 날짜 적기 → 한 달 안쪽으로 먹기’입니다. 예전처럼 냉장에서 굳힌 다음 냉동하는 것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냉동 송편은 찜기에 데우면 쫀득함이 잘 돌아왔습니다
냉동 송편을 잘 보관해도 마지막에 잘못 데우면 식감이 아쉽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냉동실에서 꺼낸 송편을 접시에 올려 전자레인지에 오래 돌렸습니다. 처음에는 부드러워지는 것 같았지만 가장자리부터 마르고 조금 식으면 다시 질겨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있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찜기입니다. 찜기에 물을 끓인 뒤 냉동했던 송편을 올려 속까지 충분히 따뜻해질 때까지 쪄줍니다. 뜨거운 수증기가 송편을 감싸기 때문에 마른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보다 촉촉함을 살리기가 편했습니다.
송편을 쪄낸 다음에는 찬물에 아주 가볍게 한번 헹궈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래 담가두는 것이 아니라 표면만 빠르게 지나가듯 헹궈줍니다. 떡 표면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줄이고 식감을 정돈하는 전통적인 송편 마무리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물기를 털고 참기름을 아주 얇게 발라주면 송편끼리 붙는 것을 줄이고 고소한 향도 다시 살아납니다. 저는 참기름을 처음부터 많이 붓지 않고 손이나 붓에 조금 묻혀 겉면에 살짝 코팅하는 정도로 사용합니다.
다만 찬물에 헹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참기름이 잘 발라져 있고 바로 먹을 예정이라면 찜기에서 꺼내 그대로 먹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냉동 송편을 수분 없이 과하게 가열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송편 크기와 냉동 상태에 따라 찌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겉만 말랑하다고 바로 꺼내기보다 한 개를 눌러보거나 잘라 가운데까지 충분히 데워졌는지 확인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찜기에 올리면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먹을 만큼씩 데우는 편이 낫습니다.
찜기는 조금 번거롭지만 명절에 만든 송편의 쫀득한 식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제가 가장 만족했던 방법입니다. 데워낸 뒤 참기름을 살짝 바르면 막 만든 송편과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냉동했다는 느낌이 많이 줄었습니다.
급할 때는 물 한 번 뿌리고 전자레인지에 데웁니다
아침에 송편 몇 개만 먹고 싶은데 찜기까지 꺼내기는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전자레인지가 가장 간단합니다. 다만 냉동 송편을 접시에 그대로 올려 긴 시간 돌리는 것은 피합니다. 겉은 지나치게 뜨겁고 마르는데 가운데는 차가운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송편을 전자레인지용 접시에 담은 뒤 물을 아주 살짝 뿌립니다. 송편을 물에 적시는 수준은 아니고 표면에 몇 방울씩 묻는 정도입니다. 또는 물에 적셔 꼭 짠 키친타월을 느슨하게 덮어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줄입니다.
소량이라면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상태를 확인하면서 추가로 데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자레인지 출력과 송편 개수, 크기에 따라 필요한 시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양이 많은 경우에는 2~3분 정도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3분을 한 번에 돌리기보다 30초~1분 단위로 확인하는 편이 실패가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송편 몇 개만 데운다면 훨씬 짧은 시간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열 개 이상을 한꺼번에 넣었다면 중간에 위치를 바꿔주거나 추가 가열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2분’처럼 하나의 시간으로 외우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직후 송편은 상당히 뜨거울 수 있습니다. 특히 깨나 설탕이 들어간 송편은 속 부분이 겉보다 더 뜨거울 수 있어 바로 베어 물지 않고 잠깐 식힌 뒤 먹습니다.
데운 뒤에는 참기름을 아주 살짝 발라도 좋습니다. 냉동 전에 이미 참기름을 발랐다면 굳이 다시 많이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향이 약해졌을 때만 아주 조금 추가합니다.
급할 때는 ‘물 조금 → 덮기 → 짧게 나눠 데우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예전처럼 딱딱하다는 이유로 시간을 길게 잡는 것보다 훨씬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먹을 날짜부터 정하고 냉장과 냉동을 나눕니다
예전에는 송편 보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용기에 넣느냐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밀폐용기를 준비하면 며칠이고 말랑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번 보관해 보니 용기보다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언제 먹을 송편인가였습니다.
내일이나 모레 먹는다면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합니다. 그보다 오래 둘 가능성이 있다면 참기름을 살짝 바르고 1회분씩 소분해 냉동합니다. 냉동 송편은 가능하면 한 달 안쪽에서 먹을 양만 보관합니다.
먹을 때 시간이 있다면 찜기에 데워 가운데까지 따뜻하게 만든 뒤 필요에 따라 찬물에 살짝 헹구고 참기름을 발라줍니다. 급하다면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아 물을 조금 뿌리고 짧게 나눠 데웁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는 방법을 한 번에 정리하면 ① 1~2일 안에 먹을 송편은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냉장 → ② 그보다 오래 둘 송편은 참기름을 살짝 발라 1회분씩 소분 → ③ 랩과 지퍼백으로 공기를 줄여 냉동 → ④ 한 달 안쪽으로 소비 → ⑤ 찜기는 촉촉하게 데우고 필요하면 찬물에 살짝 헹군 뒤 참기름 → ⑥ 전자레인지는 물을 조금 뿌리고 짧게 나눠 가열입니다.
참기름을 바르는 것만으로 송편이 한 달 내내 말랑한 것은 아닙니다. 참기름은 달라붙음과 표면 건조를 줄이는 보조 역할이고, 오래 보관할 때 식감 변화를 늦추는 핵심은 냉동입니다. 반대로 냉동했다고 무조건 처음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므로 너무 오래 쌓아두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시판 송편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제품에 냉장·냉동 보관방법이나 소비기한이 따로 표시되어 있다면 제가 쓰는 가정 보관법보다 제품 표시사항을 먼저 따르는 것이 기준입니다. 제조방식과 포장방법이 집에서 만든 송편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림 20년 하면서 제가 정착한 송편 보관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냉장, 오래 먹을 거면 바로 소분 냉동, 다시 먹을 때는 수분을 보충해 데우는 것. 예전처럼 송편을 한 통에 몰아 냉장고에 넣었다가 돌처럼 굳은 뒤 살리려고 애쓰는 일은 이 세 가지만 바꿔도 많이 줄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