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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초보가 제일 먼저 살 것은 예쁜 수납용품보다 매일 바로 쓰는 청소도구, 세탁용품, 주방 기본도구입니다. 처음 독립하거나 신혼집을 꾸리면 이것저것 다 필요해 보여 한꺼번에 많이 사게 되는데, 막상 살아보면 자주 쓰는 물건은 따로 있습니다. 저도 살림을 시작할 때는 정리함과 예쁜 주방용품부터 샀다가 정작 쓰레기봉투나 고무장갑이 없어 다시 장을 보러 간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청소, 빨래, 설거지, 쓰레기 처리처럼 매일 반복하는 일에 필요한 물건부터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림 초보일수록 처음부터 완벽한 집을 만들려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물건도 금세 늘어납니다. 인터넷을 보면 꼭 있어야 할 살림템이 수십 가지씩 나오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집 구조와 생활 습관에 따라 필요 없는 물건도 많습니다. 특히 수납함이나 정리용품은 집에 들어갈 물건이 어느 정도 정해진 뒤 사야 크기와 개수가 맞습니다. 저는 살림 20년 넘게 하면서 처음에는 최소한으로 사고 불편한 순간이 생길 때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이 결국 제일 돈을 덜 쓰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일 먼저 청소 기본도구부터 준비합니다

살림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거창한 가전이 아니라 쓰레기봉투, 청소포, 걸레, 고무장갑 같은 기본 청소용품입니다. 입주 첫날부터 택배 상자가 나오고 먼지가 생기고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 집을 꾸밀 때 예쁜 디퓨저와 식기부터 준비했는데, 정작 종량제봉투가 없어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모아두고 다음 날 다시 사러 나간 적이 있습니다.

청소도구는 처음부터 종류별로 너무 많이 살 필요가 없습니다. 바닥을 닦을 수 있는 밀대나 청소기 하나, 마른 먼지를 닦을 천이나 청소포, 욕실과 주방에서 사용할 고무장갑 정도면 기본 청소는 충분합니다. 세정제도 욕실용, 주방용, 유리용, 바닥용을 전부 따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생활 오염은 물과 세제, 닦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제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목적 세정제 하나와 주방세제 정도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청소를 잘하려면 세제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욕실용, 주방용, 가스레인지용, 유리용 제품을 하나씩 사놓으니 수납장 절반이 세정제로 차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자주 쓰는 것은 몇 개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제품을 섞어 쓰다 보면 성분이 다른 세정제가 함께 사용될 위험도 있어 지금은 필요한 제품만 최소한으로 둡니다.

특히 생활화학제품은 사용법을 제대로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세정제와 표백제는 제품마다 사용 가능한 표면과 희석 방법이 다를 수 있고, 어떤 제품은 다른 화학제품과 섞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 세제를 사면 앞면의 광고 문구보다 뒷면 사용방법과 주의사항부터 확인합니다.

살림 초보라면 첫 장보기에서 청소용품을 많이 담기보다 종량제봉투, 음식물쓰레기봉투나 전용용기, 고무장갑, 청소포나 걸레, 기본 세정제 정도를 먼저 챙겨보세요. 집에서 며칠 살아보면 그다음 필요한 것이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빨래는 세제와 빨래바구니만 있어도 시작됩니다

두 번째로 꼭 필요한 것은 빨래용품입니다. 저는 살림 초보에게 처음부터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표백제, 얼룩제거제, 세탁망을 전부 종류별로 사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세탁세제와 빨래바구니, 기본 세탁망 몇 개만 있어도 일상 빨래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섬유유연제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모든 빨래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수건이나 기능성 의류처럼 섬유유연제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빨래도 있습니다. 표백제 역시 흰 빨래가 많거나 얼룩 제거가 필요한 경우에 추가하면 됩니다. 살림 초반부터 이것저것 사두면 사용법을 제대로 모른 채 섞어 쓰거나, 몇 년 동안 한두 번 쓰고 그대로 남는 제품이 생기기 쉽습니다.

빨래바구니도 처음에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인터넷을 보면 흰옷, 검은 옷, 수건용으로 바구니를 세 개씩 나눠놓은 집이 많지만 1~2인 가구에서는 오히려 공간만 차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빨래가 어느 정도 모이면 그때 바닥에 나눠서 세탁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살림용품은 내가 실제로 불편함을 느낀 뒤 사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세탁망은 크기가 다른 것 두세 개 정도만 준비하면 활용도가 높습니다. 속옷이나 얇은 옷, 작은 양말 등을 넣을 수 있어 옷이 엉키는 것도 줄어듭니다. 특히 처음 독립하면 빨래 양이 적어 여러 종류를 한 번에 돌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세탁망이 생각보다 자주 쓰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향기 좋은 세제를 발견하면 종류별로 사두곤 했는데, 결국 사용하던 제품만 계속 손이 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세탁세제 하나를 제대로 골라 다 써본 뒤 필요한 보조제를 추가합니다. 이렇게 하면 세탁실도 깔끔하고 생활비도 훨씬 덜 들어갑니다.

주방은 냄비 하나와 프라이팬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처음 살림을 시작하면 가장 욕심이 나는 곳이 주방입니다. 저도 그릇세트, 냄비세트, 프라이팬세트처럼 묶음으로 사면 싸다고 생각해서 한꺼번에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 보면 매일 쓰는 냄비와 프라이팬은 늘 한두 개였습니다. 큰 곰솥이나 작은 소스팬은 몇 달 동안 꺼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2인 가구라면 기본적으로 중간 크기 냄비 하나와 프라이팬 하나만 있어도 웬만한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라면이나 국, 찌개는 냄비 하나로 해결하고 계란, 고기, 볶음요리는 프라이팬을 사용하면 됩니다. 요리를 자주 해보고 필요성을 느끼면 작은 냄비나 웍, 스테인리스 팬 등을 나중에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칼 하나, 도마 하나, 가위, 뒤집개, 국자 정도면 기본 조리는 충분합니다. 예쁜 집게나 뒤집개를 색깔별로 여러 개 사도 결국 손에 익은 하나만 계속 쓰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살림 초보에게 주방용품은 세트보다 개별 구매를 추천하는 편입니다.

설거지용으로는 주방세제와 수세미가 필요합니다. 행주를 사용하는 집이라면 두세 장 정도 준비해도 좋지만, 행주를 잘 관리하지 못할 것 같다면 물기를 닦는 용도와 식탁 닦는 용도를 구분하는 정도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여러 종류의 천을 사놓으면 세탁과 관리할 일이 더 늘어납니다.

그리고 의외로 꼭 필요한 것이 밀폐용기 몇 개입니다. 밥이나 남은 반찬, 식재료를 보관하려면 금방 필요해집니다. 다만 이것도 20개 세트부터 살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것, 중간 것, 큰 것 몇 개씩 사용해본 뒤 내가 자주 쓰는 크기를 추가하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큰 세트를 샀다가 사용하지 않는 크기만 수납장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욕실은 소모품부터 챙겨두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욕실에서는 샴푸나 바디워시보다 의외로 화장지, 욕실용 슬리퍼, 욕실 청소도구, 배수구 관리용품처럼 기본적인 소모품이 먼저 필요합니다. 특히 화장지는 입주 첫날부터 바로 필요하기 때문에 저는 새집에 들어갈 때 다른 무엇보다 먼저 챙기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욕실 청소용품도 너무 복잡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욕실용 솔 하나와 고무장갑, 적절한 욕실 세정제 정도면 기본 청소는 가능합니다. 곰팡이 제거제나 강한 표백제는 실제로 곰팡이 문제가 생기거나 필요한 상황이 있을 때 추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강한 화학제품을 여러 종류 사두면 사용법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저는 욕실용 수건도 필요한 만큼만 사는 편입니다. 처음 독립한다고 수건을 20장씩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1인 가구라면 세탁 주기를 생각해 5~7장 정도로 시작해보고 부족하면 추가하면 됩니다. 수건은 오래 보관한다고 좋아지는 제품도 아니고 수납공간도 꽤 많이 차지합니다.

욕실에서 의외로 유용한 것은 작은 스퀴지입니다. 샤워 후 벽이나 유리의 물기를 한번 밀어내면 욕실이 마르는 시간이 빨라지고 물때 관리도 조금 편해집니다. 저는 세정제를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사용 후 물기를 줄이는 작은 습관이 욕실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욕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쁜 욕실 디스펜서나 통일된 용기를 먼저 사기보다 화장지, 수건, 청소솔, 고무장갑처럼 없으면 바로 불편한 것부터 챙기는 것이 살림 초보에게 훨씬 실용적입니다.

수납용품은 한 달 살아본 뒤 사도 늦지 않습니다

제가 살림 초보에게 가장 늦게 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수납함과 정리용품입니다. 처음 집에 들어가면 빈 수납장이 어색해서 바구니와 정리함으로 예쁘게 채우고 싶어집니다. 저도 살림을 시작할 때 크기가 다른 정리함을 잔뜩 샀는데 실제 물건을 넣어보니 맞지 않는 게 많았습니다.

살림은 살아봐야 동선이 보입니다. 자주 쓰는 세제는 세탁기 옆이 편한지, 주방세제 여분은 싱크대 아래가 좋은지, 휴지는 어디에 둬야 편한지 처음부터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최소 한두 주만 살아도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자주 찾는지가 보입니다. 그때 수납함 크기를 재서 사는 것이 실패가 가장 적습니다.

특히 정리함을 먼저 사면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함에 맞추려고 물건을 옮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제 반대로 합니다. 물건을 먼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두고, 그곳이 계속 어수선하면 그때 맞는 수납용품을 삽니다. 이렇게 하니 쓸데없이 버리는 바구니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살림 초보가 처음 준비하면 좋은 것을 아주 간단히 정리하면 청소용품, 세탁세제와 빨래바구니, 냄비와 프라이팬, 기본 식기와 조리도구, 화장지와 수건 정도입니다.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기본 가전이 있다는 전제라면 이 정도만 있어도 일상생활은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도 살림을 오래 하면서 수많은 생활용품을 샀지만 결국 가장 후회하지 않는 물건은 매일 사용하는 기본템이었습니다. 반대로 유행을 보고 산 정리용품이나 특수 청소도구는 몇 번 쓰지 않고 자리만 차지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살림 초보일수록 많이 사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을 한번 겪어보고 사는 것이 가장 큰 절약입니다.

처음 독립하거나 살림을 시작한다면 집을 하루 만에 완성하려 하지 마세요. 우선 쓰레기를 버리고, 빨래하고, 밥 먹고, 설거지하고, 욕실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만 준비하면 됩니다. 며칠 살아보면 ‘이건 꼭 있어야겠다’ 싶은 것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저는 그때 사는 물건이 결국 가장 오래 쓰게 되는 살림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URL

https://www.cdc.gov/hygiene/cleaning-disinfecting/index.html

https://www.cdc.gov/hygiene/about/when-and-how-to-clean-and-disinfect-your-home.html

https://www.epa.gov/saferchoice

https://www.epa.gov/saferchoice/products

https://www.kca.go.kr/webzine/board/view?div=kca_2112&linkId=365&menuId=MENU00307

https://www.me.go.kr/home/web/board/read.do?boardId=1693350&boardMasterId=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