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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 과탄산 구연산, 세 가지 모두 하얀 가루라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는 성질과 잘 맞는 오염이 꽤 다릅니다. 저도 예전에는 다이소에 가면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을 한꺼번에 사두고 ‘천연세제 3종 세트’처럼 생각했습니다. 싱크대가 더러우면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빨래가 누렇게 보이면 과탄산소다를 넣고, 물때가 보이면 구연산을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세 가지를 이것저것 섞어 쓰기도 했습니다.
특히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같이 넣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니 청소가 더 잘되는 줄 알았습니다. 거품이 많으면 뭔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살림을 오래 하면서 같은 얼룩에 세 가지를 번갈아 써보니 결과가 꽤 달랐습니다. 거품이 많이 나는 것과 때가 잘 지워지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세 가지를 ‘다목적 청소가루’라고 묶지 않습니다. 베이킹소다는 가벼운 냄새와 일부 오염, 과탄산소다는 표백이 필요한 빨래, 구연산은 알칼리성 물때처럼 역할을 나눠둡니다. 예전에는 청소가 안 되면 양을 늘리거나 다른 가루를 하나 더 섞었지만, 지금은 먼저 오염이 무엇인지 보고 거기에 맞는 한 가지를 고르는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셋 다 하얀 가루인데 직접 써보니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세 가지의 차이를 외워도 금방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주방과 세탁실에서 자주 생기는 오염을 기준으로 나눠봤습니다. 냄새가 밴 플라스틱 용기, 누렇게 된 흰 행주, 수도꼭지 주변의 하얀 물자국처럼 제가 평소 자주 마주치는 세 가지였습니다.
같은 가루라면 비슷한 효과가 날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베이킹소다는 냄새가 밴 용기나 가벼운 때를 닦을 때 쓰기 편했지만, 누렇게 변한 흰 행주의 색을 눈에 띄게 되돌리는 용도로는 제가 기대했던 만큼 강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과탄산소다는 흰 행주나 면 수건처럼 표백이 가능한 빨래에서 훨씬 목적이 분명했습니다.
구연산은 또 달랐습니다. 싱크대 주변의 기름기를 닦겠다고 구연산을 써봤을 때는 별다른 장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수도꼭지나 전기포트 안쪽에 생기는 하얀 물때를 관리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그제야 ‘세제가 센가 약한가’보다 오염의 성질과 세제의 성질이 맞는지가 더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더 쉽게 이해됩니다. 베이킹소다의 주성분인 탄산수소나트륨은 물에 녹였을 때 약한 알칼리성을 띠며 0.1몰 수용액의 pH가 약 8.3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과탄산소다는 제조사 자료에서 1% 수용액 기준 pH 10.4~10.6 정도로 제시됩니다. 같은 하얀 가루라고 해도 물에 녹였을 때 성질이 같지 않은 것입니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서 탄산염과 과산화수소 계열의 작용을 이용하는 산소계 표백제로 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베이킹소다를 ‘약한 알칼리성 청소 보조’, 과탄산소다를 ‘표백이 필요할 때’, 구연산을 ‘산성이 필요한 물때 관리’라고 기억합니다.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해서 모든 청소에 세 가지를 다 쓸 필요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만 제대로 골라 쓰는 쪽이 사용량도 줄고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기 쉬웠습니다. 살림 20년을 하고 나서야 하얀 가루를 종류가 아니라 역할로 구분하게 된 셈입니다.
베이킹소다는 만능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많이 샀던 것은 베이킹소다였습니다. 냉장고, 싱크대, 반찬통, 냄비, 욕실까지 어디든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살림템처럼 느껴졌습니다. 가격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이름도 익숙하니 손이 쉽게 갔습니다.
예전에는 냉장고 냄새가 나면 작은 그릇에 베이킹소다부터 담아 넣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해보니 냄새가 나는 음식을 그대로 두고 베이킹소다만 넣는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한 식재료나 흘러나온 국물처럼 냄새의 원인이 남아 있으면 결국 다시 냄새가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순서를 바꿨습니다. 먼저 오래된 음식을 버리고 선반에 묻은 국물과 오염을 닦아낸 뒤, 필요할 때 베이킹소다를 보조적으로 사용합니다. 냄새 제거의 첫 단계는 베이킹소다를 붓는 것이 아니라 냄새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라는 걸 여러 번 실패하고 알게 됐습니다.
플라스틱 반찬통처럼 음식 냄새가 배기 쉬운 물건에도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기름때가 두껍게 눌어붙은 곳이나 오래된 물때까지 베이킹소다 하나로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베이킹소다가 약한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모든 오염을 강하게 제거하는 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가루를 뿌리고 무조건 박박 문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루 입자를 이용해 문지르면 청소가 잘되는 느낌이 들지만 광택이 중요한 표면이나 코팅된 제품은 마찰 때문에 표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코팅 프라이팬이나 흠집이 걱정되는 제품에는 제조사 관리법을 먼저 확인합니다.
과일이나 식재료를 씻는 용도로 베이킹소다를 쓰는 이야기도 많은데, 저는 청소용으로 판매된 제품을 식품에 임의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탄산수소나트륨이라는 이름이 보여도 제품의 용도와 표시사항은 따로 확인합니다.
결국 베이킹소다가 잘 맞는 경우는 가벼운 청소나 냄새 관리가 필요할 때이고, 강한 표백이나 딱딱하게 굳은 물때를 해결하려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나로 다 해결하려 했지만 지금은 만능이라는 기대부터 내려놓고 씁니다.
과탄산은 많이 넣을수록 잘될 줄 알았습니다
과탄산소다는 제가 가장 욕심을 냈던 가루입니다. 누렇게 된 흰 수건이나 행주를 보면 조금 넣는 것보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넣어야 하얗게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눈대중으로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물도 뜨거울수록 더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사용하면서 옷마다 결과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흰 면 행주에서는 만족스러웠던 방법이 색상이 들어간 옷에는 부담이 될 수 있었고, 소재가 약한 옷에는 애초에 표백제를 사용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흰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과탄산소다부터 넣지 않고 세탁 라벨에서 산소계 표백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합니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 산소계 표백제로 작용할 수 있는 성분입니다. 제조사 자료를 보면 1% 수용액의 pH가 약 10.4~10.6으로, 베이킹소다보다 알칼리성이 강합니다. 또 물과 접촉하면서 과산화수소가 방출되는 특성이 있어 표백 제품에 사용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과탄산소다를 사용할 때 세 가지를 꼭 확인합니다. 첫 번째는 옷감의 세탁 표시, 두 번째는 제품 포장에 적힌 사용량, 세 번째는 사용 가능한 물 온도입니다. 예전처럼 ‘많이, 뜨겁게’라는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품마다 사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임의로 몇 숟가락이라고 정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과탄산소다라도 제품 형태와 표시사항이 다를 수 있고 빨래 양도 집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탄산소다는 양을 많이 넣는 것보다 표백이 필요한 빨래에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사용할 때는 가루가 눈이나 피부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제품 안내에 따라 장갑을 사용합니다. 가루를 부을 때도 얼굴을 가까이 대지 않습니다. 녹여 사용하더라도 밀폐된 용기에 넣어 방치하는 식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색 빠짐이 걱정되는 옷, 울이나 실크처럼 민감한 소재, 산소계 표백을 금지한 세탁물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흰 빨래니까 무조건 과탄산이라는 생각이 제가 가장 먼저 버린 살림 상식입니다. 지금은 옷의 색보다 소재와 세탁 표시가 먼저입니다.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섞으면 더 잘 닦일까
제가 가장 오래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섞는 방법이었습니다. 두 가루를 같이 넣고 물을 부으면 거품이 부글부글 생깁니다. 눈으로 보면 가만히 있는 세제보다 훨씬 강하게 청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예전에는 배수구나 싱크대 청소를 할 때 두 가지를 같이 넣었습니다. 거품이 많이 나면 그 거품이 때를 녹여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고 구연산은 산성이라 만나면 서로 중화되는 방향으로 반응합니다. 이때 이산화탄소 기포가 생기기 때문에 눈에 띄는 거품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즉 거품이 많이 생긴다는 사실만으로 세정력이 두 배가 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산성이 필요한 물때에 구연산을 쓰려고 했다면 베이킹소다를 함께 넣으면서 산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알칼리성이 필요한 오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따로 씁니다. 수도꼭지나 샤워기 주변에 하얗게 쌓인 물때가 신경 쓰이면 구연산 사용이 가능한 소재인지 확인하고 구연산을 선택합니다. 냄새나 가벼운 오염을 관리할 때는 베이킹소다를 선택합니다. 두 개를 섞어 거품을 만드는 것보다 목적에 맞는 하나를 골라 쓰는 방식입니다.
구연산 역시 아무 데나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산성이기 때문에 천연 대리석이나 산에 약한 표면, 제조사가 산성 세정제 사용을 금지한 소재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기포트 물때 제거도 제품 설명서에서 구연산 세척을 허용하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안전수칙도 있습니다. 구연산 같은 산성 성분과 락스처럼 차아염소산나트륨이 들어 있는 염소계 표백제는 절대로 섞지 않습니다. CDC도 가정용 락스를 다른 세정제나 소독제와 혼합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증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욕실 청소를 할 때 이것저것 꺼내놓고 동시에 쓰지 않습니다. 오늘 어떤 세제를 사용할지 하나를 정하고 제품 표시대로 사용한 뒤 충분히 씻어냅니다. 살림을 오래 할수록 세제를 많이 아는 것보다 무엇을 섞으면 안 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세 가지를 오염부터 보고 고릅니다
예전에는 청소가 잘 안 되면 가루부터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베이킹소다로 안 되면 구연산을 넣고, 그래도 부족한 것 같으면 다른 세제를 찾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염이 무엇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세제의 개수만 늘렸던 셈입니다.
지금은 아주 단순하게 구분합니다. 냄새와 가벼운 오염은 베이킹소다, 산소계 표백이 가능한 흰 빨래와 행주는 과탄산소다, 수도꼭지처럼 생기는 하얀 물때는 구연산이라고 먼저 생각합니다. 그다음 제품과 소재의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렇다고 세 가지를 모든 집에서 꼭 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집에서 흰 빨래를 거의 하지 않는다면 과탄산소다를 자주 쓸 일이 없을 수 있습니다. 물때가 별로 생기지 않거나 제조사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집이라면 구연산도 자주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흰 수건과 행주를 자주 사용한다면 과탄산소다 활용도가 높을 수 있고, 수전이나 샤워부스에 하얀 물때가 자주 생기는 집이라면 구연산을 꺼낼 일이 많아집니다. 베이킹소다 역시 이미 용도에 맞는 주방세제와 청소제를 잘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모든 청소에 추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림용품을 고를 때도 저는 이제 ‘유명하니까 세 가지 다 사자’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집에서 어떤 오염이 가장 자주 생기는지부터 생각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가루를 대용량으로 사두면 결국 보관해야 할 살림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보관할 때는 원래 제품 용기에 표시사항을 유지한 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다른 용기로 옮겨야 한다면 내용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표시하고,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둡니다. 특히 세 가지가 모두 하얀 가루라 이름 없이 옮겨두면 나중에는 저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베이킹소다 과탄산 구연산의 차이는 결국 ‘어느 것이 더 강하냐’가 아니라 ‘어떤 오염에 맞느냐’였습니다. 예전에는 청소가 잘 안 되면 더 많이 넣고 더 많이 섞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럴수록 효과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잘못 섞을 위험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오염부터 보고 필요한 것 하나만 골라 제품 사용법대로 씁니다. 살림 20년 동안 이것저것 해본 뒤 남은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세 가지를 모두 잘 쓰는 방법은 세 가지를 한꺼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잘하는 일만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참고자료
PubChem – Sodium Bicarbonate
https://pubchem.ncbi.nlm.nih.gov/compound/Sodium-bicarbonate
PubChem – Sodium Percarbonate
https://pubchem.ncbi.nlm.nih.gov/compound/Sodium-percarbonate
PubChem – Citric Acid
https://pubchem.ncbi.nlm.nih.gov/compound/Citric-acid
Solvay – Sodium Percarbonate Product Safety Summary
https://www.solvay.com/sites/g/files/srpend221/files/2021-01/PSS-Sodium-Percarbonate.pdf
CDC – Cleaning and Disinfecting with Bleach
https://www.cdc.gov/hygiene/about/cleaning-and-disinfecting-with-bleach.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