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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정리법은 김치통을 반듯하게 쌓는 것보다 무엇을 어느 칸에 둘지 나누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김치와 식재료가 뒤섞여 매번 뒤지던 김치냉장고를 직접 비우고 분류하면서 오래 유지되는 정리 기준을 찾아봤습니다.
예전에는 김치냉장고를 정리한다고 하면 안에 있는 통을 전부 꺼낸 뒤 큰 통은 아래에 넣고 작은 통은 위에 가지런히 쌓았습니다. 정리를 끝낸 날만 보면 참 깔끔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면 다시 엉망이 됐습니다. 먹다 남은 김치 한 통이 앞에 놓이고 고춧가루와 멸치가 들어가고 어느 순간 사과 한 봉지까지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김치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치통을 하나 찾으려고 앞에 있는 통을 세 개씩 꺼내는 일이 반복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김치냉장고 정리는 수납용기를 더 사는 문제가 아니라 자주 먹는 것과 오래 보관할 것을 구분하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지금은 김장 전이나 계절이 바뀔 때 김치냉장고를 한 번씩 점검하면서 비우기 → 분류하기 → 칸 정하기 → 용기 채우기 순서로 정리합니다.
전부 꺼내놓는 것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냉장고 정리 영상을 보면 무조건 안에 있는 것을 전부 꺼내야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큰마음을 먹은 날에는 김치통부터 반찬통까지 주방 바닥에 몽땅 늘어놓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김치냉장고 청소까지 하다 보면 시간이 길어지고 다시 집어넣을 때는 지쳐서 결국 빈자리에 되는대로 넣게 됐습니다. 보기에는 대청소였지만 정리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한꺼번에 모두 꺼내지 않고 상칸과 중간 그리고 하칸을 한 칸씩 나눠서 확인했습니다. 먼저 오래된 김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찬부터 골랐습니다. 김치통을 열어 상태를 확인하고 언제 담갔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은 따로 모았습니다. 다음으로 김치냉장고에 굳이 있을 필요가 없는 식품을 뺐습니다. 평소 냉장고에서도 충분히 보관할 수 있는 소스류나 금방 먹을 과일이 김치냉장고 안쪽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저희 집 김치냉장고를 한 번 정리하면서 통을 세어보니 김치와 반찬 용기가 15개 정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한 달 안에 자주 손이 가는 것은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앞에 있는 통 6~7개만 계속 열고 뒤쪽 통은 몇 달씩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통의 모양만 맞춰 쌓아 봤자 결국 뒤에 있는 음식은 또 잊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첫 번째 정리 기준을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먼저 결정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김치냉장고가 가득 찬 상태에서 수납 기술만 바꾸는 것보다 불필요한 식품을 몇 통 줄이는 편이 훨씬 효과가 컸습니다. 특히 김장 전에 새 김치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할 때는 빈 김치통까지 그대로 넣어두지 않고 빼놓습니다. 정리의 시작은 더 잘 넣는 것이 아니라 덜 넣는 것이었습니다.
김치 종류보다 먹는 순서로 나눠봤습니다
예전에는 배추김치는 배추김치끼리 총각김치는 총각김치끼리 놓았습니다. 종류별로 모으면 가장 깔끔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것도 불편했습니다. 지난해 김장김치와 올해 새 김치가 같은 곳에 있고 조금 남은 깍두기와 새 깍두기 통이 겹치니 어떤 것을 먼저 먹어야 할지 매번 열어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종류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꺼내는지를 기준으로 나눴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김치는 가장 쉽게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김장김치는 안쪽이나 아래쪽에 배치했습니다. 조금 남은 김치는 작은 용기로 옮겨 앞쪽으로 보내고 새 김치통은 뒤로 보냈습니다. 이렇게 놓으니 오래된 김치를 놔두고 새 통부터 뜯는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저는 김치냉장고를 크게 세 구역으로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이번 주에 먹는 구역입니다. 배추김치와 깍두기처럼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통을 둡니다. 두 번째는 장기 보관 구역입니다. 아직 열지 않은 김장김치나 오래 두고 먹을 김치를 넣습니다. 세 번째는 식재료 구역입니다. 김치냉장고의 해당 칸을 야채·과일이나 쌀·잡곡 등 다른 보관 모드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별도로 나눕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김치냉장고라고 해서 모든 칸에 김치와 채소와 육류를 한꺼번에 섞어 넣는 것은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김치냉장고는 칸마다 김치와 야채·과일 그리고 육류·생선 등으로 보관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같은 칸에 무엇을 넣었는지에 따라 해당 칸의 보관 모드를 맞추는 것이 정리보다 먼저입니다. 특히 육류·생선이나 강한 김치 보관 설정처럼 온도가 낮은 모드에서는 채소와 과일이 얼 수 있으므로 제품 설명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제일 편했던 방식은 ‘김치 종류별 정리’가 아니라 ‘먼저 먹을 순서대로 정리’였습니다. 예쁘게 정렬된 모습은 조금 덜할지 몰라도 김치통을 찾느라 앞뒤를 뒤지는 일이 줄었고 오래된 김치를 뒤늦게 발견하는 일도 적어졌습니다. 살림은 사진 찍었을 때 예쁜 정리보다 한 달 뒤에도 유지되는 정리가 더 중요했습니다.
김치통은 가득 채우는 게 좋은지 확인했습니다
김치냉장고 공간이 아까워서 예전에는 김치통 하나에 최대한 많이 담았습니다. 김치 한두 포기 때문에 새 통을 꺼내기 싫어서 손으로 꾹꾹 눌러 뚜껑 바로 밑까지 채운 적도 많았습니다. 공간 활용만 생각하면 효율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김치가 익으면서 국물이 올라와 뚜껑 주변으로 새는 일이 생겼습니다. 뚜껑을 열 때마다 가장자리에는 양념이 묻었고 그 상태로 다시 넣으니 냉장고 안까지 지저분해졌습니다.
알고 보니 김치통에도 제조사가 표시해둔 보관 한계선이 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치는 익으면서 내부 상태가 변하고 국물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끝까지 채우는 것보다 보관 한계선까지만 담는 것이 좋습니다. LG전자 역시 김치냉장고 전용 용기를 사용할 때 보관 한계선까지만 넣고 국물이 넘치지 않는지 담근 뒤 3~4일 안에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뒤로 큰 통 하나를 무리하게 채우는 것과 큰 통 하나에 적당히 담고 남은 김치를 작은 통에 나누는 방법을 비교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통이 하나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공간 낭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작은 통을 먼저 먹어 없애니 며칠 뒤에는 빈 통 하나가 빠지면서 공간이 생겼습니다. 큰 통 하나를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또 김치를 장기간 보관할 때는 위쪽이 공기에 계속 노출되지 않도록 김치가 국물에 잠기도록 눌러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집에서 쓰는 김치통마다 구조와 표시선이 다르므로 몇 퍼센트를 채운다는 숫자를 무조건 적용하기보다는 내가 사용하는 용기의 보관 한계선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방법이 모든 음식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김치 전용 용기와 일반 반찬통은 사용 목적이 다르고 김치냉장고 모델마다 권장 용기도 다릅니다. 특히 냉기가 순환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공간을 빈틈없이 용기로 채우는 것이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김치통을 더 많이 집어넣는 것이 정리를 잘한 것이 아니라 꺼내기 쉽고 뚜껑이 완전히 닫히며 냉장고 문까지 제대로 닫히는 상태가 더 중요했습니다.
정리 후에는 김치통 위치를 바꾸지 않습니다
김치냉장고를 어렵게 정리해도 한두 달 뒤 다시 엉망이 되는 가장 큰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제 경우에는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새로운 식품을 아무 곳에나 넣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김치 한 통을 다 먹으면 그 자리에 사과가 들어가고 사과를 먹고 나면 고춧가루 봉지가 들어갔습니다. 결국 처음 정했던 구역이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칸마다 역할을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자주 먹는 김치가 있는 곳에는 계속 김치를 놓고 장기 보관 김치가 있던 자리는 새 김장김치가 들어올 때까지 가능하면 비워둡니다. 김치냉장고를 서브 냉장고처럼 사용해야 할 때도 한 칸 전체를 식재료 보관용으로 정한 뒤 해당 칸의 기능을 식품에 맞춰 변경합니다. 김치통 사이의 조그만 빈자리를 볼 때마다 무언가를 끼워 넣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리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통을 전부 씻어내는 대청소 대신 앞쪽에 있는 것만 5분 정도 확인합니다. 조금 남은 김치는 작은 통으로 옮기고 오래된 반찬이 있으면 상태를 확인합니다. 국물이 묻은 김치통 바깥쪽과 선반도 그때 닦습니다. 이렇게 짧게 확인하니 몇 달에 한 번 김치냉장고 전체를 뒤집어엎는 것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뜨거운 음식도 바로 넣지 않습니다. 뜨거운 음식을 그대로 넣으면 내부 온도가 올라갈 수 있고 수증기가 생기면서 성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채와 과일을 보관할 때도 무조건 빈자리에 넣지 않고 그 칸이 어떤 모드로 설정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특히 낮은 온도의 김치 보관이나 육류·생선 설정에서는 일부 채소나 과일이 얼 수 있습니다.
20년 살림하면서 김치냉장고 정리는 빈틈없이 채우는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모양의 김치통을 사고 줄을 맞춰 넣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편해진 것은 통을 맞춘 뒤가 아니라 먹는 순서와 보관 목적에 따라 자리를 고정한 뒤였습니다.
예전에는 정리할 때마다 전부 꺼내고 다시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또 흐트러졌습니다. 알고 보니 문제는 수납 모양이 아니라 기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불필요한 것을 먼저 빼고 자주 먹는 김치는 앞에 두고 오래 보관할 김치는 따로 모읍니다. 그리고 식재료를 함께 보관한다면 칸 자체를 분리합니다. 김치냉장고 정리는 얼마나 많이 넣었느냐보다 열었을 때 원하는 통을 한 번에 꺼낼 수 있느냐로 판단하는 것이 제일 현실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