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죽가방 곰팡이 관리는 보이는 얼룩부터 박박 닦는 것보다 가방을 다른 물건과 분리하고 습기를 먼저 낮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알코올과 물티슈부터 꺼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곰팡이가 마른 상태인지 확인한 뒤 소재에 맞게 관리합니다.
장마가 지나고 오랜만에 가죽가방을 꺼냈는데 검은 가죽 표면에 하얀 점이 군데군데 올라와 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먼지인 줄 알고 손으로 문질렀습니다. 그런데 닦아도 비슷한 것이 다시 보이고 가방 안쪽에서는 오래된 장롱 같은 퀴퀴한 냄새까지 났습니다. 그제야 곰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물티슈로 먼저 닦고 그래도 안 없어지면 알코올을 묻혔을 겁니다. 실제로 인터넷을 찾아보면 소독용 알코올이나 식초를 이용한다는 방법도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가죽 관리 자료를 확인해 보니 가죽은 마감 방식과 염색 방법이 제각각이고 알코올이나 강한 세척제가 색과 표면 마감을 손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순서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다른 가방과 먼저 분리하기 → 습기를 낮춰 충분히 말리기 → 마른 곰팡이를 조심스럽게 제거하기 → 재발하지 않도록 보관환경 바꾸기 순서입니다. 가죽가방 곰팡이는 한 번 닦아 없애는 것보다 왜 생겼는지를 찾아야 다시 꺼냈을 때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곰팡이를 보자마자 물티슈로 닦지 않았습니다
가죽가방에 곰팡이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젖은 천으로 닦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하얀 곰팡이 자국을 발견하자마자 물티슈로 문질렀습니다. 표면에서는 금방 없어진 것처럼 보여서 해결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같은 부분에 다시 하얗게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물티슈가 약해서 그런가 싶어 더 세게 닦았습니다.
그런데 가죽 보존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곰팡이가 아직 축축하고 활동 중인 상태에서는 문지르는 과정에서 오히려 곰팡이를 가죽 표면에 눌러 넣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 보존연구소에서는 가죽의 곰팡이를 제거할 때 곰팡이가 문질러지거나 번진다면 아직 충분히 마르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곰팡이를 발견하면 저는 먼저 다른 가방과 떨어뜨려 놓습니다. 바로 옆 가방까지 함께 확인하고 곰팡이가 핀 가방은 다른 물건과 접촉하지 않게 둡니다. 그다음 건조하고 공기가 통하는 장소에서 가방을 천천히 말립니다. 이때 빨리 말리겠다고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대거나 난방기 옆에 두지는 않습니다.
가죽은 습기에도 약하지만 지나친 열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가죽 제품 제조사에서도 가죽을 직사광선이나 라디에이터 같은 직접적인 열원에서 멀리 보관하도록 안내합니다. 그래서 저는 강제로 뜨겁게 말리는 것이 아니라 그늘지고 통풍되는 장소에서 충분히 건조하는 것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흰색 가루처럼 보인다고 전부 곰팡이는 아닙니다. 가죽에 사용된 유지 성분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현상이나 염분 등이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송보송한 흰색이나 회색 얼룩이 퍼지고 퀴퀴한 냄새까지 난다면 곰팡이를 의심하지만 비싼 가방이나 표면 상태가 애매한 제품은 직접 강한 처리를 하기보다 전문 세척이나 브랜드 수선을 알아봅니다.
알코올로 닦으면 더 깨끗할까 따져봤습니다
곰팡이라고 하면 소독부터 떠올라서 예전에는 알코올이 가장 확실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균을 없애려면 소독제가 필요할 것 같았고 손소독제도 알코올 성분이니 조금 묻혀 닦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죽가방에는 이 방법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가죽가방은 같은 소가죽이라고 해도 표면 코팅과 염색 방식이 다릅니다. 자연스러운 가죽도 있고 코팅된 가죽도 있고 스웨이드처럼 표면에 기모가 있는 소재도 있습니다. 알코올이나 솔벤트처럼 용해력이 있는 물질을 사용하면 색이 빠지거나 윤기가 달라지고 표면이 건조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명품 가죽제품 제조사에서도 손 세정제와 알코올성 용액, 솔벤트가 가죽에 닿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곰팡이가 말랐다고 판단된 뒤에도 바로 세제를 묻히지 않습니다. 표면에 가볍게 올라온 정도라면 통풍되는 곳에서 부드러운 솔로 곰팡이를 살살 털어내거나 HEPA 필터가 있는 진공청소기를 낮은 흡입력으로 가까이 대어 포자를 제거하는 방식을 먼저 생각합니다. 캐나다 보존연구소 역시 마른 가죽의 곰팡이를 제거할 때 HEPA 필터 진공청소기와 부드러운 솔을 이용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단 집 안에서 곰팡이를 힘껏 털어내는 것은 피합니다. 곰팡이 포자가 주변 옷이나 가방으로 날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다면 사람의 왕래가 적고 환기하기 좋은 곳에서 작업하고 마스크와 장갑을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거한 뒤에는 사용한 솔과 작업 장소도 그대로 두지 않고 청소합니다.
그리고 가죽 전용 클리너도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가죽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부터 확인하고 처음에는 가방 뒷면이나 바닥처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소량 시험합니다. 알코올 몇 퍼센트를 쓰느냐보다 내 가방의 가죽 종류와 마감 상태를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제가 지금 지키는 기준입니다.
특히 스웨이드와 누벅 그리고 밝은색 천연가죽은 집에서 강하게 문지르지 않습니다. 곰팡이가 넓게 퍼졌거나 안감과 봉제선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가의 가죽가방이라면 작은 얼룩을 없애려다 색 전체가 달라지는 것이 훨씬 큰 손해라서 이 경우에는 전문업체나 해당 브랜드에 맡기는 편을 택합니다.
곰팡이는 가방보다 신발장 습기가 문제였습니다
예전에는 곰팡이가 생긴 가방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가죽이라서 그런가 싶었고 가죽 보호제를 덜 발라서 곰팡이가 생겼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신발장 안쪽에 넣어두었던 다른 가방과 구두를 확인해 보니 몇몇 제품에서도 비슷한 퀴퀴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제야 가방 한 개가 아니라 보관 장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죽은 유기물이라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환경이 오래 이어지면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캐나다 보존연구소 자료에서는 상대습도가 65%를 넘는 높은 습도와 따뜻한 온도 그리고 좋지 않은 공기순환이 가죽의 곰팡이 발생을 촉진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죽 보존 환경으로는 상대습도 45~55% 정도의 안정된 환경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일반 가정에서 항상 45~55%를 정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신발장 안에 전문 습도조절기를 달아놓고 살지는 않습니다. 대신 장마철에 작은 습도계를 넣어봤더니 문을 거의 열지 않는 날에는 집 안보다 신발장 안쪽이 훨씬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뒤로는 장마철과 여름에는 가방을 꺼내 상태를 확인하고 신발장 문을 일정 시간 열어 환기합니다.
제습제도 사용합니다. 다만 가죽가방 바로 위에 올려두지 않습니다. 염화칼슘형 제습제는 습기를 흡수한 뒤 액체가 생기기 때문에 넘어지거나 새면 오히려 가방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평평한 바닥에 안정적으로 두고 물이 얼마나 찼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합니다.
또 가방을 신발장에 빈틈없이 붙여놓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공간을 아끼겠다고 가방 다섯 개를 서로 바짝 붙여 세워놓았습니다. 지금은 가방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간을 두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방도 가끔 꺼내 상태를 봅니다. 곰팡이 관리에서 제일 효과가 컸던 것은 살균제를 더 쓰는 것이 아니라 높은 습도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더스트백과 비닐봉지도 같은 보관법이 아니었습니다
가죽가방을 먼지 없이 보관하려고 예전에는 비닐봉지에 넣어 입구를 묶기도 했습니다. 먼지가 전혀 들어가지 않으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닐은 통풍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방에 조금이라도 습기가 남아 있으면 오히려 답답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일부 가죽가방 제조사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가방은 제공된 천 소재의 더스트백에 넣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보관할 것을 권장합니다. 장기간 밀폐된 플라스틱 봉투나 통풍되지 않는 상자에 보관하는 방식은 피하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저도 지금은 가방을 충분히 건조한 뒤 통기성이 있는 더스트백에 넣어 보관합니다.
가방 안쪽에는 형태가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만 깨끗한 종이나 완충재를 가볍게 넣습니다. 많이 넣어 가죽을 팽팽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위에 쌓아놓거나 손잡이에 오래 걸어두는 것도 피합니다. 몇 달씩 걸어두면 손잡이에 계속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죽 보호제도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듬뿍 발라주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존기관에서는 가죽에 드레싱이나 오일을 반복해서 바르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항상 이로운 것은 아니라며 환경 관리와 올바른 보관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제품 제조사에서도 임의의 오일이나 세정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가방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무언가를 계속 바르기보다 깨끗하고 완전히 마른 상태로 넣고 습기와 직사광선 그리고 열을 피하는 것을 먼저 봅니다. 특정 가죽에 컨디셔너가 필요한 경우라면 제품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관리제를 확인하고 사용합니다.
보관했던 가방을 몇 달 만에 꺼낼 때도 바로 들고 나가지 않습니다. 안쪽과 바닥 그리고 손잡이 연결 부분까지 한 번 보고 냄새도 확인합니다. 작은 곰팡이를 초기에 발견하면 처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안감과 봉제선 전체로 번진 뒤에 발견하면 집에서 관리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지금은 곰팡이 범위부터 보고 결정합니다
가죽가방에 곰팡이가 보인다고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지만 모든 곰팡이를 집에서 해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으로는 표면에 작은 점 몇 개가 있고 가죽 상태가 단단하며 변색이나 갈라짐이 없다면 먼저 분리하고 건조한 뒤 조심스럽게 표면의 곰팡이를 제거해 봅니다.
반대로 가방 전체가 하얗거나 초록빛 곰팡이로 뒤덮였거나 안감과 주머니 깊숙한 곳까지 번졌다면 직접 처리하지 않습니다. EPA에서도 다공성 소재는 내부 틈까지 곰팡이가 자랄 수 있어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죽 역시 내부 구조가 있는 소재라 표면만 닦았다고 끝났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고가의 명품가방과 밝은 색 가죽 그리고 스웨이드처럼 표면 변화가 눈에 잘 띄는 소재도 전문관리를 선택합니다. 알코올이나 세제를 잘못 사용해 얼룩 하나를 없애고 더 큰 변색을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들더라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곰팡이를 제거한 뒤에도 다시 원래 신발장 깊숙한 곳에 넣어버리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리한 가방보다 먼저 신발장과 옷장의 습도를 확인하고 주변에 곰팡이가 생긴 물건이 없는지도 살펴봅니다. 내부를 청소한 뒤 완전히 건조하고 제습제도 교체합니다.
예전에는 가죽가방에 곰팡이가 생기면 얼마나 강한 것으로 닦아야 할지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자료를 확인하고 직접 보관 방식을 바꾸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알고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곰팡이를 죽이는 비법이 아니라 습한 환경을 끊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가죽가방 곰팡이를 발견하면 알코올부터 찾지 않습니다. 다른 가방에서 분리하고 충분히 건조한 뒤 표면 상태와 곰팡이 범위를 확인합니다. 집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라면 최대한 부드럽게 제거하고 범위가 크거나 비싼 가방이라면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보관 장소의 습기까지 확인합니다. 닦는 데 10분을 쓰는 것보다 다시 곰팡이가 생기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오래가는 관리법이었습니다.
참고자료
캐나다 보존연구소(Canadian Conservation Institute) 「Removing Mould from Leather」 — 가죽 곰팡이 발생 조건과 건조·격리·HEPA 진공청소 및 부드러운 솔을 활용한 제거 방법을 안내합니다.
CCI 가죽 곰팡이 제거 자료
캐나다 보존연구소 「Care of Alum, Vegetable and Mineral-tanned Leather」 — 높은 습도와 곰팡이의 관계 및 가죽 보관 환경을 설명합니다.
CCI 가죽 보관 관리 자료
미국 환경보호청(EPA) 「What are the basic mold cleanup steps?」 — 습기 관리가 곰팡이 제어의 핵심이며 다공성 소재는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EPA 곰팡이 관리 자료
